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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합의원칙 지켜져야
작성일 : 09-06-25 10:26    



남북합의 원칙 지켜져야

 

  작금의 남북관계를 보면 답답한 가슴에 마치 큰 바위를 올리고 있는 듯하다. 예기치 못했던 관광객 피습사건으로 인해 금강산 관광길이 닫히고 우리 근로자의 억류와 사업조건에 대한 북한의 과도한 요구에 의해 개성공단에는 암운이 드리우고 있는 상황이다. 남북 당국은 서로 합의 위반을 들어 상대방을 비난하는 가운데 서로 불신의 골을 깊이 파들어 가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이러한 배경에는 우리의 정권교체에 의한 대북정책의 변화 모색, 북한의 대내외적인 상황전개, 즉 핵실험과 내부체제 강화와 세습적 권력승계문제, 대외적으로 미국의 오바마 정권의 등장에 의한  국제사회의 역학구도의 변화 국면 등으로 복잡한 양상이 혼재돼 있다.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의 시험 발사와 함께 남북 간 경계선에서의 군사적 도발을 감행한다는 위협도 불사하고 있다. 서해상의 NLL문제를 들추어내면서 해묵은 논쟁을 되돌리려 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 정부의 북한 위협에 물러설 수 없는 의지 표명은 당연한 대응이다.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남북 간의 갈등국면의 표출은 분명 남북의 화해와 협력이라는 기본적 원칙을 벗어나고 있다. 북한 내부의 체제 변화와 우리의 대북 정책의 현실 사이에서 나타나는 남북대결 상황의 심화 속에서 남북의 화합과 통일의 열망은 그 생기를 상실해가고 있는 것 같아 너무 아쉽다.

 

 남북대결  상황의 지속은 절대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국가의 완성이라는 우리의 미래와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대결과 혼선을 극복하고 미래 지향적인 남북관계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시 남북 간의 합의원칙과 정신을 되새겨  보아야 할 중차대한 시점이다. 남북 합의원칙과 정신은 미완이기는 하지만 주요한 남북 간 합의서 등에 담겨 있다. 이른바 '7.4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공동선언', '10.4선언 등과 이를 이행하기 위한 세부합의서 등은 남북이 서로 양보와  화해의 분위기 속에서 정치, 군사,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면에서 기본적인 화해와 협력의 기틀을 마련하고 통일을 향한 구체적인 이행과 실천 과제들을 담고 있다.

 

 남북은 서로 이러한 합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상대방을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엄격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단지 정치적이고 윤리적인 측면에서의 비난에 머무는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남북 간 주요한 합의서가 그 효력문제와 관련하여 법적 책임과 제재를 가하는 구속력을 확보하지 못하게 된 데에는 남북이 모두 이에 대한 한계적 상황을 설정하는 일부 소극적이고 수세적인 태도에 기인한다. 한반도의 유일 합법정부라는 법리에 의해 남북은 서로 상대방을 법적  실체로 인정하지 않고 불법성에 기반을 둔 정부 내지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성격은 비국제적이고 비통일적이며 잠정적인 것이어서 불완전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는 동서독의 관계를 법적으로 설명한 독일에서의 이론과 판례에서 그 선례를 찾을 수 있다. 생각건대 동서독 관계와 남북관계는 분단관계를 특수한 지위에서 분석한다는 면에서 유사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특수 관계를 통일을 위한 법적 관계로 접근하는 방법에서는 차이가 있다. 여러 측면에서 분석이 있을 수 있으나, 동서독의 경우 서독은 동서독 기본조약을 통해 동독에 대한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자세변화의 계기로 삼았다. 또한 이 조약의 위헌성문제의 제기에 대해 독일연방 헌법재판소는 결과적으로 합헌적 지위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분단의 통일지향이라는 사법적 판단을 구체화하여 결과적으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이러한 사법부의 자세는 1990년 독일통일 직전 동서독간의 통일조약의 합헌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어 독일의 통일문제를 가능하게 하였던 사례로써 여전히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많다. 이에 비해 우리는 '남북 기본합의서'에 남북 간 특수 관계임을 명시 하였음에도 남북 관계를 명확한 법적 관계로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독일은 통일 이전 20여년  전 동서독의 정상이 만나 통일을 위한 사전적 기반을 쌓은 후 1990년 통일을 이루었다. 이를 시간적으로 남북 관계에 대입하면, 남북은 2000년 처음 정상회담이 있었음으로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2020년 즈음 통일을 이를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희망을 걸어본다.

 

 따라서 남북 간 대화 단절은 갈등을 증폭시켜 쌓아온 신뢰를 무너뜨리게 된다. 남북은 왕래하며 통해야 할 중차대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강경태도 일변도와 우리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책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결과 분쟁이라는 상황을 초래해서는 안된다. 남북한 국민 모두가 원치 않기 때문에 파국을 막는 길은 남북 간 맺은 합의 정신과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다. 남북은 훼손된 합의정신을 일깨워 화해와 평화원칙에 의한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한 의지와 지혜를 모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통일하기 위해 통했던 독일의 경험은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 해법을 찾는 우리에게 반면교사임을 강조하고 싶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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